법무자료실
[판결] 국내거주 외국인부부 이혼소송은 어디로…
대법원 원심확정
손현수 기자 boysoo@lawtimes.co.kr
부부가 모두 외국인이더라도 이혼 청구의 주요 원인이 된 사실관계가 우리나라에서 형성되고 재산분할 대상 역시 한국에 있다면 우리 법원이 재판권을 가진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남편 A씨가 부인 B씨를 상대로 낸 이혼 및 위자료 청구소송(2017므12552)에서 A씨의 이혼 청구는 받아들이고 위자료 청구는 기각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캐나다 국적자인 A씨와 B씨는 2013년 외국에서 결혼해 캐나다 퀘백주에서 거주했다. 이후 B씨는 2013년 11~12월, 2014년 4~5월, 2014년 10월, 2014년 11월부터 이듬 해 5월까지 우리나라에 체류하고 캐나다로 돌아갔다가 2015년 8월 다시 한국에 들어와 거주하고 있다.
A씨는 2015년 3월 "B씨가 한국에 머물면서 1년 이상 별거하는 등 악의적으로 나를 유기하고 재산의 사용에 관해 기망하는 등 정신적 고통을 줬다"며 우리 법원에 이혼소송을 냈다. 그러자 B씨는 "이혼소송은 캐나다 법원에서 재판이 진행돼야 한다. 한국은 관할권이 없다"고 맞섰다.
이혼청구 원인이 된 사실관계가
국내서 형성되고
함께 청구된 재산분할 대상도
역시 국내에 있다면
한국과 실질적 관련 인정
한국법원에 재판관할권
한편 B씨는 A씨와 결혼한 후 자신의 동생으로부터 부산의 아파트를 사고, 전 남편과 사이에서 낳은 아들 C씨 명의로 자동차를 구매했다. B씨는 소송에서 "A씨가 은퇴한 뒤 한국에서 같이 살기 위해 A씨가 제공한 자금으로 부산 아파트를 구매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A씨는 2015년 5월 부산 아파트를 가압류하고 B씨와 C씨를 사기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재판에서는 이혼소송에서 원고와 피고의 국적과 주소지가 모두 외국인 경우에도 우리나라 법원이 재판관할권을 갖는지가 쟁점이 됐다.
재판부는 "가사사건에 대해 우리 법원이 재판관할권을 가지려면 대한민국이 사건 당사자 또는 분쟁이 된 사안과 '실질적 관련'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에 당사자들의 국적이나 주소가 없어 대한민국 법원에 국내법의 관할 규정에 따른 관할이 인정되기 어려운 경우라도 이혼청구의 주요 원인이 된 사실관계가 대한민국에서 형성되었고 이혼과 함께 청구된 재산분할사건에서 대한민국에 있는 재산이 재산분할대상인지 여부가 첨예하게 다투어지고 있는 사정 등이 있다면, 대한민국과 실질적 관련성을 인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 부부 사이에 다퉈졌던 부분은 이혼사유와 관련해 B씨가 악의적 유기나 기망 등으로 A씨에게 정신적 고통을 입히고 재산을 편취하였는지 여부와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B씨의 재산이 재산분할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라며 "따라서 이 분쟁은 대한민국과 실질적으로 깊은 관련이 있어, 우리 법원이 국제재판관할권을 가진다"고 판시했다.
앞서 2심도 "우리 법원의 국제재판관할권이 인정된다"며 A씨의 이혼청구를 받아들이고 재산분할을 명령하되 위자료 청구는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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