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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단독) 유언장 본문에 상속 대상아파트 주소 정확한 기재 없어도
피상속인이 가진 유일한 재산이면 유효
이용경 기자 yklee@lawtimes.co.kr
유언장 본문 부분에 상속재산인 아파트의 주소지가 기재되지 않았더라도 해당 아파트가 피상속인이 가진 유일한 재산이고 다른 아파트를 소유했다고 볼 수 없다면 그 유언은 유효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0부(당시 재판장 한성수 부장판사)는 A씨가 누이형제인 B씨와 C씨를 상대로 낸 유언 효력 확인소송(2020가합569413)에서 최근 "유언은 유효하다"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A씨의 어머니 D씨는 2014년 11월 자필로 자신이 거주하던 서울 동작구의 아파트를 아들인 A씨에게 유증한다는 취지로 유언장을 작성했다. 그런데 D씨는 유언장 본문에 '자그마한 아파트'라고 적었을 뿐, 구체적인 아파트 주소지는 본문 밑에 자신의 이름과 주민번호, 유언장 작성일자보다 아랫 부분에 '동작구 ◇번지 □□아파트 △동 ▽호'라고 적었다. 당시 A씨의 누이형제들인 B씨와 C씨는 이 같은 유언의 효력을 인정하는 동의서를 작성했다. 그런데 2019년 4월 어머니 사망 이후 B씨와 C씨가 유언의 효력을 인정하지 않은 채 유언장 검인절차에 협조하지 않자 A씨는 소송을 냈다.
C씨는 "어머니가 유언장에 '자그마한 아파트'를 A씨에게 유증한다는 취지로 기재했을 뿐 유증의 대상을 정확히 지정하지 않았다"며 "(어머니의) 유언은 민법 제1066조 1항에 규정된 '전문'이 기재되지 않아 효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상속인 승소 판결
'자필증서 유언'에 관해 규정하고 있는 민법 제1066조 1항은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은 유언자가 그 전문과 연월일, 주소, 성명을 자서하고 날인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재판부는 "D씨가 이 아파트 외에 다른 아파트를 소유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고, C씨는 어머니인 D씨가 소유한 다른 아파트를 특정하지도 못하고 있다"며 "D씨가 유언장에 기재한 유증의 대상은 거주하고 있던 이 아파트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특히 "D씨가 유언장을 작성해 교부할 당시 동석했던 A씨와 B씨는 어머니의 재산보유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며 "유언장 하단에는 어머니 D씨가 거주하는 곳이자 A씨에게 유증한 이 아파트의 주소가 정확히 기재돼 있으므로, 유언장 본문에 아파트의 표시가 특정돼 있지 않다는 사정만으로 이를 자필증서로서의 요건이 구비되지 않은 유언장이라고 취급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언장에는 D씨가 이를 작성할 당시 처했던 상황과 감정상태가 그대로 기재돼 있고, 일부 맞춤법에 오기가 있는 부분 역시 자연스럽다"며 "인정사실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해 보면, 유언장은 D씨가 직접 자필로 작성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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